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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 이 대륙에서 전투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한동안 덧글 0 | 조회 388 | 2019-06-02 21:24:20
최현수  
그리고 지금, 이 대륙에서 전투가 다른 곳으로 옮겨가고 한동안 병원으로 바뀌었던 수녀원과 성당들이 황폐해진 이때, 토스카나와 움브리아의 언덕에 고립되고 나서는 더욱, 그들은 전쟁 사회의 잔해, 거대한 빙하에서 남은 작은 퇴석을 안고 있다. 이제 그들을 둘러 싼 사방은 신성한 숲이다.항상 비가 오고 추웠으며, 심판과 신앙과 희생을 보여주는 예술의 위대한 지도 외에는 아무런 질서도 없었다. 제8군은 가는 곳마다 다리가 부서진 강을 만났다. 공병들은 적군의 포화 속에서 로프로 만든 사다리를 놓고 강둑을 기어내려가 헤엄을 치거나 물 속을 걸어서 강을 건넜다. 음식과 천막이 떠내려갔다. 장비에 메달린 사람들이 사라졌다. 강을 건넌 뒤에는 물을 빠져나오려고 애썼다. 손과 손목을 계곡 표면의 진흙벽에 집어넣고 매달렸다. 그들은 진흙이 굳어져서 자신들을 지탱해주기를 바랬다.그러면 왜?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그녀를 지나 다른 곳을 본다.그녀는 피아노 위에 덮인 회색 시트를 잡고 방 귀퉁이로 끌고갔다. 펄럭이는 천, 물고기의 그물.테니스화 한벌과 그물침대. 이 전쟁동안 그녀가 타인에게서 취한 물건이다. 그녀는 늘 잠자리에서 입는 낡은 셔츠로 몸을 감싼 채 천장으로 미끄러지는 달빛 아래서 깨어난다. 드레스는 문에 박힌 못에 걸려 있다. 이제는 날씨가 좀 더 따뜻해졌다. 이 정도면 잘 수 있다. 전에 날씨가 추울때는 무엇인가 태워야만 잘 수 있었다.시크족 공병이 빌라에 온 지 1주일이 지나면서 그들의 그의 식사 습관에 길들여졌다. 언덕이든 마을이든 어디에 있든지, 그는 12시 30분 경에 돌아와 해나와 카라바조에게 합류했다. 그리고 숄더백에서 푸른 손수건으로 싼 작은 묶음을 꺼내 식탁 위의 음식 옆에 펼쳐놓는다. 양파와 약초 카라바조는 프란치스카의 정원에서 지뢰를 제거하다가 가져왔을 것이라고 의심했다. 공병은 퓨즈 회로의 고무를 벗길 때 사용하는 칼로 양파를 깎았다. 그는 다음은 과일이다. 카라바조는, 분명히 그가 한번도 더러운 휴대용 식기를 사용하지 않고 전쟁을 치렀을 것이
우린 계속 움직여야 어. 고정되어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덮는 모래가 우리 몸도 묻어버릴지 몰랐으니까. 그러면 영원히 길을 잃게 되지. 모래폭풍은 다섯 시간이나 지속되거든. 나중에 혹시 트럭을 타게 된다 하더라도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상태로 차를 계속 몰아야 할 거야. 최악의 공포는 밤에 찾아왔지. 한 번은 쿠프라 북쪽에서 한밤중에 폭풍을 만났어. 새벽 3시, 질풍이 불어와 묶어둔 텐트를 휩쓸어 버렸어. 우리는 텐트와 함께 굴러서 배가 물에 잠기듯 모래 속에 파묻혔어. 낙타를 모는 친구가 와서 꺼내줄 때까지 가라앉으면서 질식할 정도로 숨이 막혔지.그녀는 한쪽으로는 그림이 그려진 벽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계곡이 보이는 영국인 환자 방의 오목한 창가에 앉았다. 책장은 습기 때문에 단단히 붙어 있었다. 그녀는 물에 빠졌다가 해변으로 밀려 올라와 저절로 마른 책 한 권을 발견한 로빈슨 크루소가 된 기분이었다. 1757년의 이야기. N.C. 와이어스 그림. 모든 고급 서적이 그렇듯이 이 책에도 삽화들의 제목과 그 설명이 딸린 페이지가 있었다.부자들에게는 대단한 걱정거리겠군.아, 돌파구!타실리에서 나는 사하라인들이 갈대배를 타고 해마를 사냥하던 때의 그림이 새겨진 바위를 보았어. 와리 수라에서는 수영하는 사람들의 그림으로 덮인 동굴 벽도 보았지. 그들을 6천년 전의 호숫가로 이끌고 갈 수 있었지.바닥의 두 몸은 불빛 위에 시커멓게 윤곽을 드러낸 해나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노래를 불렀다.사람들이 나를 발견해서 나무판자 엮은 들것에 싣고 사막을 건넜어. 우리는 모래바다에 있었고 때로는 마른 강바닥을 가로질렀지. 유목민들, 그래, 베두인들이었어. 추락할 때 사막에 불이 붙었지. 난 알몸으로 불 속에서 일어났어. 머리에 쓴 가죽 헬멧이 불덩어리였지. 그들은 나를 들것에 묶은 뒤 쿵쿵거리며 뛰었어. 내가 사막의 황량함을 깨뜨린 거요.쏴라. 알마시가 말한다.그의 손은 그릇처럼 마주 붙어 있다. 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손을 잡으면서 고개를 그의 뺨까지 들었다가 다시 목깨에서 멈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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